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불교, 방콕 사원, 국왕, 군부 쿠데타, 탁씬 가문…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반도의 나라 태국을 생각하면 흔히 떠올려지는 이미지들이다. 그렇지만 5월 치러진 총선(하원)을 통해 태국의 이미지는 많이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태국 정치를 주도해온 친군부 보수정당이 야당에 과반의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특히 왕실과 군 개혁 등 선명한 기치를 내건 까우끌라이당이 제1당을 차지해 눈길을 끈다. 태국 정치를 ‘상징’하는 인물인 탁씬 전 총리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야당인 프어타이당은 제2당으로 밀렸다.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민심이 거셌다는 뜻이다
바르사는 단지 축구 클럽만은 아니다. 바르사는 정체성이고, 철학이며, 역사다. 바르사는 팀이며, 조합이고, 연대다. 바르사는 ‘클럽 그 이상’이다. 스위스에 사는 김진경 필자가 바르사의 홈 ‘캄프 너우’를 다녀오면서, 바르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글을 보내왔다. 바르사의 탄생에서부터 지역적·정치적 역사성을 갖게 된 배경과 과정, 바르사의 축구 전술과 문화까지 유려하게 풀어냈다. 찬사만 보낸 것은 아니다. 협동조합 체제의 어두운 이면, 정치적 갈등이 빚어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균형있게 담아냈다. 바르사에 대한 애정을 담아 그
집에서 걸어서 20분 쯤 떨어진 곳에 ‘FC 레드스타 취리히’의 홈구장이 있다. 자주 산책하는 길이 이 축구장 옆을 지나게 되어 있어 선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초록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레드스타 선수들은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건 없건 늘 열심이다. 사실 스위스에서 축구는 대단히 인기 많은 스포츠가 아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의 나라가 아닌가. 게다가 레드스타는 스위스 4부 리그에서도 꼴찌 팀이다. 아마 다음 시즌엔 5부 리그로 강등될 것이다.FC 레드스타 취리히와 슈퍼리그한적한 축구장에서 연습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내
유럽에선 최근 소셜미디어를 달군 그림이 하나 있다. 5월 28일 공개된 네덜란드 시사 주간지 EW의 표지다. 위아래 절반으로 나뉜 이 그림의 위쪽에선 금발 머리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파란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톱니바퀴 나사를 돌리고, 비즈니스 정장 차림의 여성은 바삐 걸어가며 업무 통화를 한다. 노트북 앞에 앉아 일을 하는 중년 남성의 뒤 배경은 회색 빌딩숲이다. 그런데 그림의 아래쪽은 딴판이다. 붉은 셔츠에 검은 머리, 멋들어진 콧수염을 기른 남성이 와인을 마시며 웃고 있다.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여성은 물가에서 스마트
인터넷은 사회를 분열(분단)시킬까? 인터넷 등장 이래 증폭돼 온 이 의문에 대한 정답은 여전히 찾지 못했다. 질문은 계속되고 있다.두 명의 전문연구자를 등장시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2020년 3월 3일치 기사의 큰 제목은 “인터넷이 사회를 분단?”이고, 한 면을 좌우로 나눠 배치한 대립하는 두 논자들의 주장을 압축한 제목은 각각 ‘과격한 언설, 배외의식을 확산’, ‘중용파가 다수, 보이지 않을 뿐’이다.말하자면 한쪽은 인터넷상의 과격한 주장이나 더 과격한 배타적 댓글들이 사회를 분열로 몰아간다고 주장하고, 다른
도모하는 사람은 실패하고, 발목잡기(veto)는 쉬운 세상대통령, 국회, 관료, 법조, 재벌 등 파워집단 키가 비슷해져87년 체제의 후유증, 체제 튜닝으로 민주주의 위기 극복해야헌법개정,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개혁에서부터 물꼬 열자 며칠 전 차를 타고 가다가 분당 아파트 단지를 바라봤다. 1990년대초 건립되었을 때에는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과 함께 ‘신도시’라 불렸다. 지금 ‘신도시’ 호칭은 보통 명사일 뿐 상태를 지칭하는게 아니다. 분당 뿐만 아니라 강남, 수도권, 지방 대도시의 아파트들은 건립된 지 30-40년이 지나면